<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손미나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사실 개인적으로 제목에는 공감할 수 없었어요.
떠나야만 알 수 있는게 분명히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평생 알 수 없을테니까요.
그보다는 손미나의 사람, 여행이라는 부제에 충분히 공감하는 책이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14편이나 들어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이야기가 14편이나 들어있어서 사람과 여행을 둘 다 읽을 수 있었답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의 이야기.
이렇게 똑똑하고, 기발하게 생각하고, 삶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른 사람이니까 로봇도 만들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곱살때 스타워즈를 보고 너무 좋아서 "나는 커서 로봇과학자가 될 거예요!" 하고 약속하고 그 이후로 앞만 보고 달려 지금의 로봇공학자가 되었고,
하루에 한시간반을 자고도 버틸수 있는 건강의 비결은 하는 일이 너무너무 즐거운, 열정이 원동력이라는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얼마나 일이 즐거우면 스스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교육이란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 이라는 박사님의 말에도 매우 공감했다.
특별한 교육법이 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아빠가 되면 아이가 왜? 라고 질문했을 때 꼭 대답을 해줘야지. 그리고 지금 그걸 하고 있어요. 이게 굉장히 어려운데 왜냐면 꼬마아이들은 늘 당연한 질문을 하잖아요. 하늘은 왜 파래? 공기는 왜 안 보여? 이게 대답하기 힘들어요. 그때마다 대답을 하려고 애쓰는데 그런 질문들이 과학자로서 일반적인 전제조건을 의심할 기회를 주거든요. 아이가 이건 왜그래? 하면 이건 이러저러한 거야. 그럼 그건 왜 그래? 그러면 그건 이렇기 때문이야. 어 그건 또 왜 그래? 이렇게 계속 이어져요. 그런데 저는 그걸 다 대답해줘요. 그러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 마지막엔 이렇게 대답하죠. 응, 그건 내가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그럼 오케이 하고 가죠. 사실 이건 아주 중요한 거예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녀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사랑을 받고 큰 사람은 절대 비뚤어질 수 없다고 믿습니다. (260p)
송은이씨의 여행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짧은 글이지만 송은이씨의 여행이야기를 읽고 나니 뭔가 그 사람의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졌달까요
개그우먼이라기보다는 그저 하고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멋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 같았어요.
그 뒤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송은이씨가 나온다고 하면 믿고 챙겨보는 팬이 되었답니다.
이소은의 뉴욕에서 변호사로 살아가는 짧은 이야기도 좋았어요.
가수에서 국제변호사가 되는 도전도 멋있었고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도 잠깐 살았었다고 그래 맞아! 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전혀 다른 인생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해낸 이소은씨도 너무 멋있었습니다.
열여섯살 소년 임하영의 이야기는 나도 이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는데, 답을 구하러 갔다가 질문을 얻어서 돌아왔다는 내용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웠고,
또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만 보았던 어떤 사람들은 또다른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나의 하루하루도 돌아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행이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뒷모습을 마주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일.
그렇게 나만의 우주를 넓혀가는 일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부터는 이런 느낌의 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에 더 공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스스로 떠나는 여행이야기를 많이 읽으셨던 분이라면 이렇게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여행을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얻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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