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얼마나 비우고 살아야 미니멀라이프일까요.
집에 굴러다니는 장난감들이며, 한번쯤은 썼겠지만 볼때마다 이건 없어도 되는데 하는 물건들이 종종 눈에 띄는 집에서,
나도 한번 미니멀라이프를 해볼까. 그럼 뭘 버려야 할까. 얼마나 버리면 미니멀라이프일까를 고민하다가 읽게된 책이예요.
리디셀렉트로 읽게 되어서 몰랐는데, <나혼자 산다>에 나왔던 책이라고 하네요.
저는 <나혼자 산다>는 보지 않았지만, 왠지 싱글라이프에 어울리는 책일것만 같아요.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미니멀라이프도 일본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저자가 추구하는건 정말 최소주의자. 프린세스를 사랑하는 딸이 둘이나 있는 우리집에는 들여오기 힘든 개념이기는 해요 ㅎㅎ
싱글라이프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정말 식기 한첩, 이불 한채, 갈아입을 옷 몇벌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들만 가지고 생활합니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방법은 다를지라도, 왜 미니멀라이프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저자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건때문에, 갖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가졌을 때의 마음과 점점 더 갖고 싶은 마음.
그렇게 물건들에 묻혀가는 생활에서 탈피하는 게 바로 미니멀라이프가 아닐까 싶어요.
중요한 건 갖고 싶은 것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안에서 자아 또는 가치 또는 행복을 찾는게 더 중요하다는 거겠죠 ^^
40p
10년 전, 나는 어떻게 해서든 출판 일을 하고 싶었다. 돈이나 물건이 아닌 가치관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초심은 일을 시작한 후 조금씩 빛이 바래갔다. 사양길에 들어선 출판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일단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을 내고 싶어도 애초에 책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런 상황을 겪으며 나는 서서히 '어른'이 되어갔다. 처음의 순수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은 어느덧 식어버렸고 마침대 현실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 나는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지!'라는 가치관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런데 물건을 많이 버리고 나자 내 안의 가치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 미니멀리스트, 즉 최소주의자의 삶은 단순히 방이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다든가, 청소하기 편하다는 표면적인 장점뿐만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직에 그 가치가 있다. 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 누구나 추구해 마지않는 행복을 되짚어보는 일이다.
72p
물건도 그렇다. 옷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툭하면 입고 나갈 옷이 없다고 생각했다. 휴일 하루를 몽땅 쇼핑에 쏟아부으며 녹초가 될 때까지 마음에 드는 옷을 사들였다. 두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서 혼자 패션쇼의 막을 올리곤 했다. 다음 날 새옷을 입고 처음 집 밖을 나설 때 약간 겸연쩍으면서도 남들에게 뽐내고 싶은 기분이란! 현금이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까지, 무리를 해서라도 그 옷을 꼭 손에 넣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이룬 옷들이 이미 집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왜 매년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걸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던 일을 이미 모두 이루었다. 그런데 왜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하다고 느낄까?
200p
예전에 나는 확실히 전자책에 위화감을 느꼈다. 반면에 종이책은 근사하다. 무엇보다 책장을 빨리 넘길 수 있는 데다 아날로그의 온기마저 느껴진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책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전자책보다 눈이 덜 피로하다.
하지만 전자책에 대해 느꼈던 위화감은, 사실은 종이만이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리 읽어도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위해 모으는 거라고 믿었던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은 실은 호기심이 왕성하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과시욕의 산물이었다.
나는 가득 쌓인 책으로 나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가치를 보여주려는 목적을 이루려면 아무래도 읽은 책을 쌓아두어야만 했다. 종이책은 읽은 권수를 눈으로 볼 수 있고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몇권을 가지고 있든, 몇천 권을 읽든 한권을 읽은 것처럼 보이는 전자책에 위화감을 느꼈던 것이다.
언젠가 읽으려고 마음만 먹고 몇 년 동안이나 읽지 않은 채 내버려둔 책들은 이미 책을 사서 쌓아두는 게 취미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책을 몽땅 처분했고, 이제야 정말로 관심이 있는 한권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읽고싶은 책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오래된 책을 버렸더니 새로운 분야에 관심도 생겼다. 버림으로써 새로운 것을 얻었다.
335p
당신은 지금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광고에 현혹되고 있다. 그런 당신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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