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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엄마/내가 읽은 책

<어쩌다 어른> 어쩌다보니 어른이 된 나에게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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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저자 이영희

출판 스윙밴드

발매 2015.02.05



책의 경중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고를 때는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과, 


읽어보고는 싶지만 소장까지는 안해도 되는데 사자니 그렇고 한번 보고는 싶고..


미국에 사니까 이런 고민이 매일이예요. 


그래서 역시 리디셀렉트는 좋은 선택이라고 다시한번 나를 칭찬하면서 ㅎㅎㅎㅎ




매주 수요일 첫쨰가 댄스 클래스에 가는데, 한시간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고역이라면 고역이예요. 


혼자 기다리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는데, 문제는 우리집 둘째....


아이패드와 초콜렛에 완전 스포일되어서 틈만나면 배고파 간식... 엄마 아이패드...


누굴 탓할까요 다 제 탓입니다 ㅠㅠ 



지난 수요일에는 감기기운도 있고 해서 둘째는 친구집에 맡겨두고 혼자 갔어요. 


윤채 기다리는 동안 이 책을 마무리하고자...






작가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어요. 


인생을 살다보면 남의 병풍 노릇을 해야 할 때도 있음을 알고, 

좋아하는 일보단 잘할 수 있는 일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 즐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만화나 드라마 없이 보내는 주말은 상상할 수 없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일본행 항공권을 구입하는 철없는 소녀의 마음을 가진 여자. 


원래 신문지면에 만화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를 소재로 가벼운 일상이야기를 신문에 연재했었다고 해요. 


이 책은 그 중 베스트를 추리고 작가의 이야기를 새롭게 덧붙인 책이라고 합니다. 





일단은 머리아프지 않고 가벼운 얘기들이 재미있었어요. 


요즘 워낙 이런 에세이들이 많은데 또 어떤 책들은 내용이 무거워서 읽으면서 내내 분위기가 땅을 파고 들어가는 책들도 있는 반면에, 


정말 가벼운 이야기들로 피식피식 또는 아 나도 진짜. 하고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예요. 


그러면서도 지금은 아니지만 나의 과거(?) 회사생활들과 결혼전 싱글의 생활들, 


그리고 "어쩌다보니" 어른이 되어서 부딪히게 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에서 위로도 받을 수 있는 책이예요. 


저는 책을 읽을 때 공감에 많은 비중을 두는데, 이건 정말이지 백프로 "내 얘기"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그래. 나만 그런건 아니었어 라고, 책을 보는 내내 위로를 받고,


어쩌다 어른이 되기는 했지만, 나이를 먹는 일이 그렇게 나쁘지 만은 않은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


이 책을 읽고 생긴 또 다른 고민은 '이제 어떻게 멋지게 나이를 먹을 것인가' 가 되겠네요 ^^





생각해보면 그날 아침 마주쳤던 직진 본능 기사님처럼 세상에는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그저 일이기 때문에 땀 흘리며 해내는 사람들이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꿈을 쫓아라 운운은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류의 이런 노동들(누구도 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을 소외시키는 행위일지 모른다(물론 운전을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잘하는 운전기사님들도 많겠지만). 그렇다면 어쩌다보니 내가 하게된 이 일에서 나의 취향이나 적성에 맞는 어떤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즐기며 해내는 기 최선 아닐까. 27p.




더 노력하면 잘 할수 있을 것 같은데, 그놈의 노력이란 게 죽어도 되질 않는구나. 계획표를 만들고 다짐 또 다짐해도, 다짐은 무슨 밀당의 귀재인 양 멀어져거기 일쑤고, 익숙하고 만만한 친구 게으름이 편안하게 주위를 맴돌았다. 꿈은 원대하고, 마음은 이미 대업을 이루고도 남았는데, 몸이 배 째라며 눌러앉아 버티는 느낌? 33p.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건 조금쯤 멋진 일이라, 이제 나는 결국 그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누구의 인생도 누구의 것보다 더 낫거나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서로 다른 듯 같은 길을 가고 있기에 서로를 아끼고 응원하는 수 밖에 없다는 걸 나는 그들에게 배운다. 183p. 




길고 힘겨운 시간을 함께 보낸 내공으로, 쓸쓸하다 싶을 때 신기하게도 “요즘 어때?”라고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 나의 부족함을 세상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섣불리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친구들. 삶의 골짜기에 어이없이 처박혀 울고 있을 때 다시 세상으로 끌어내줄 친구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앞으로도 꽤 길고 지루하게 이어질 이 삶을 그들 없이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185p.




"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좋아하면 좋은 일이 생길 뿐이죠." _김소영 <진작할걸그랬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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